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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 살아남기 Chapter 1.4. "야근 지옥"과 "워라밸" 사이

Juan_ 2025. 5. 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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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4: "야근 지옥"과 "워라밸" 사이


🔍 Intro

처음엔 열정이었다.
새로운 회사, 멋진 팀, 하고 싶은 개발… 야근? 그까이꺼 한두 번쯤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근데 말이다. 그 야근이 매일 반복되고, 집에 가면 샤워만 하고 쓰러지는 삶이 계속되면?
이게 개발자의 '성장통'인지, '소모'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번 챕터에서는 내가 직접 겪은 야근 루틴과 거기서 탈출하기까지의 경험을 통해,
개발자로서 지속 가능한 워라밸이 무엇인지 현실적인 관점에서 풀어보겠다.


🧨 문제 상황: 주말마다 탈진한 나

입사 6개월 차, 한창 '열정과 실력'을 모두 인정받고 싶었던 시절이었다.

  • 출근은 오전 9시, 퇴근은 밤 11시
  • 남들 퇴근하면 나만 노트북 붙잡고 코드 정리
  • 일요일 밤엔 슬슬 업무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

처음엔 스스로를 칭찬했다.
"나는 진짜 열심히 한다. 다른 신입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하지만 어느 날, 주말에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너 요즘 맨날 피곤해 보인다. 말하는 것도 기계 같고."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봤다.
집에 가면 바로 침대. 주말은 내내 널브러져 있고, 월요일이 무서웠다.
그땐 몰랐다. 그게 바로 번아웃의 전조라는 걸.

증상은 점점 더 심해졌다.

  •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이 너무 두렵고,
  • 평소엔 즐겁게 하던 코드 리뷰가 짜증으로 느껴지고,
  • 단순한 버그 수정 요청에도 짜증이 먼저 났다.

심지어 키보드를 붙잡고 있는 시간보다, 인터넷 뉴스나 커뮤니티를 도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일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멘탈은 이탈한 상태였다.


🧐 문제 진단: 일과 삶의 경계가 무너졌을 때 생기는 일

나는 단순히 "일이 많아서 힘든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문제는 더 깊었다.

  1. 업무 분배를 스스로 과하게 가져감
    • 인정받고 싶어서,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도 도맡음
    • 특히 긴급 이슈, 야근이 예상되는 태스크들을 '자처'한 게 문제였다
  2. 야근이 기본값이 되는 팀 문화
    • 모두가 늦게 퇴근하니, 나만 먼저 나가는 게 눈치 보였음
    • 정작 관리자도 퇴근하라 말은 했지만, 먼저 나가면 눈치 주는 분위기였다
  3. 업무 종료 후에도 뇌가 멈추지 않음
    • 퇴근했는데도 머릿속에 버그 재현 방법, 로직 흐름이 계속 맴돌았음
    • 자는 동안 꿈에서도 로그 찍고 있었다. 정말로.
  4. 피로가 쌓여도 쉬는 법을 몰랐다
    • 회복의 '루틴'이 없었다. 주말에도 미뤄둔 코드를 보거나 팀 노션 정리함
    • 몸은 쉬는데 마음은 계속 회사에 있었던 셈이다

이 모든 것이 쌓여, 어느 순간 '코드'가 보기 싫어지고, 알람만 울려도 숨이 턱 막히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 해결 전략: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루틴 만들기

1. 퇴근 알람 설정: '집중'과 '종료'를 명확히 구분

  • 오후 6시 30분에 슬랙/IDE 종료 알람을 설정함
  • 알람이 울리면 그날 업무를 '정리'하고, 내일 할 일 메모만 하고 종료
  • 정해진 시간에 종료하는 습관이 정말 중요했다

2. '일'과 '삶'을 물리적으로 분리

  • 회사 메신저는 노트북에서만. 폰엔 설치 안 함
  • 집 책상은 일절 업무에 사용 안 하고, 다른 공간으로 분리함
  • 업무 공간과 휴식 공간이 섞이면 업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3. 일정 조율 능력 키우기

  • 업무 요청이 들어왔을 때 무조건 "할게요"가 아니라
    → "언제까지 필요한가요?"
    → "긴급한가요, 다음 스프린트로 넘겨도 괜찮을까요?"
  • 일정을 내가 통제하려고 노력함
  • 그 결과, 팀 내 요청이 줄어들거나 명확해졌고, 나도 숨 쉴 여유가 생김

4. 퇴근 후 '업무 잊기 훈련' 시작

  • 취미 하나 정함 (산책, 독서, 수영, 드라마 시청)
  • 회고 일기 작성: 오늘 한 일, 잘한 것, 내일 할 일 적고 딱 닫기
  • 습관적으로 정리해서 내려놓는 행위가 필요했다

5. 체력 관리도 결국 실력이다

  • 30분이라도 운동 시작 (스트레칭, 맨몸 운동)
  • 영양제 챙기기, 수면 시간 7시간 이상 유지하기 노력
  • 컨디션이 좋아야 기술도 공부가 되고 코드 품질도 올라간다

이런 루틴을 2~3주 반복하자, 몸도 정신도 훨씬 가벼워졌다.

무엇보다도, 아침에 출근할 때 "또 하루가 시작되네…"가 아니라,
"오늘은 이거 해보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게 가장 큰 변화였다.


💡 마무리 인사이트

야근이 나쁜 건 아니다. 문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 잠깐의 몰입은 좋다. 하지만 매일을 태우는 건 장기적으로 당신을 갈아버린다.
  • 인정받고 싶다면,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 관리도 실력이다.
  • 그리고 잊지 말자. 나 하나 무너지면, 내 코드도, 내 팀도 무너진다.

🔑 워라밸은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세우는 기준에서 출발한다.


📢 다음 챕터 예고

Chapter 1.5 – 번아웃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게 무너졌다.
사람 만나기도 싫고, 키보드 치기도 싫어진 그때.
회복엔 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효과 있었던 진짜 방법들, 다음에서 소개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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