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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 살아남기 Chapter 1.5. 번아웃이 찾아왔을 때 – 회복 가이드

Juan_ 2025. 5. 2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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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5: 번아웃이 찾아왔을 때 – 회복 가이드


🔍 Intro

야근을 하다가 탈진했고, 그 후로 한동안 코드가 보기 싫었다.

출근은 했지만, 마음은 출근하지 않았다.

  • 모니터만 봐도 두통이 왔다.
  • 회의 시간엔 눈은 뜨고 있었지만 머리는 딴 데 있었다.
  • "이직해야 하나?", "이 길이 아닌가?" 자꾸 그런 생각만 들었다.

그게 바로 번아웃(Burnout)이었다.

이 챕터에서는 내가 실제로 겪은 번아웃의 증상부터,
회복을 위해 해봤던 시도들, 그리고 효과 있었던 방법을 정리해보려 한다.


🧨 문제 상황: 회사에 있지만, 나 자신은 없다

내가 번아웃을 처음 자각한 건 이런 순간들이 반복되면서였다:

  • 사소한 기능 수정도 손이 안 간다.
  • 버그를 봐도 "아 몰라"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 업무보다 퇴사 꿈꾸는 시간이 더 길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금요일 오전, 내가 좋아했던 코드 리뷰를 하다가…
아무 말 없이 PR을 닫아버린 일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귀찮아서."

예전의 나는 그 코드의 의도를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제안하고,
더 나은 구조를 함께 고민했을 텐데… 그 순간 나는 아무런 감정도, 의욕도 없었다.

그때 깨달았다.

"아, 이건 단순히 피곤한 게 아니라 정서적 탈진이다."

이후로는 아예 키보드를 잡는 게 무서웠다.
IDE를 켜면 머리가 아팠고, 업무 시작 전에
"오늘은 뭘 하지?"가 아니라 "어떻게든 오늘을 버텨야지"라는 생각만 했다.


🧐 번아웃의 신호들 (내 경험 기준)

  1. 정서적 무기력감
    • 예전엔 재미있었던 작업이 짜증으로 느껴짐
    • 회의가 싫고, 메신저 알림만 떠도 반사적으로 한숨
  2. 부정적인 자기 인식
    • "나는 왜 이렇게 일을 못하지?"
    • "나는 원래 이 정도밖에 안 되나봐."
    • 과거의 성취는 기억나지 않고, 현재의 무기력만 계속 증폭됨
  3. 탈출 충동 증가
    • 이직, 퇴사, 유튜버 전향, 프리랜서 환상
    • 현실 도피성 리서치를 계속하게 됨 (예: "디지털 노마드 되는 법" 검색)
  4. 의미 상실
    •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 거지?"
    • "이 코드가 무슨 의미가 있지?"
    • 동료들과 일하는 것도, 제품을 만드는 것도 다 무감각해짐
  5. 신체적 이상 증세
    • 집중력 저하, 소화 불량, 불면증
    •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주말에 아무리 자도 피로가 안 풀림

🔧 회복을 위한 시도들 (실패와 성공 모두 포함)

❌ 실패한 방법들

  1. 억지로 휴가 쓰고 방콕
    • 쉬는 동안에도 죄책감만 커졌음
    • "이 시간에 공부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만
    • 결과적으로 몸은 쉬었지만 마음은 전혀 쉬지 못했음
  2. 자기계발 폭주
    • "이럴 때일수록 더 공부하자!"
    • 개발 블로그, 인강,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몰아치기 시도
    • 결과: 금방 질리고 자책만 더함
  3. "괜찮은 척"하고 계속 일함
    • 티 안내고 버티려다 피드백 받고 멘붕
    • 결국 병가 쓰고 잠수 모드 진입

✅ 효과 있었던 방법들

1. 일기를 쓰기 시작함 (진짜 효과 있었음)
  • 매일 5분, 짜증났던 일 + 감사한 일 하나씩 적기
  • "짜증이 글이 되니까 객관화되더라"
  • 정서적 정리가 시작됨
2. 작은 성취 경험 만들기
  • 회사 외 사이드 프로젝트에 10분 투자
  • 작은 성공 → 자존감 회복
  • "나는 여전히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감각 생김
3. 업무 재배치 요청
  • 관리자에게 솔직히 상황 공유
  • 기능 개발 → 기술 문서/테스트 코드 중심으로 임시 전환
  • 정신적 여유 확보, 감각 회복
4. 주변에 털어놓기
  • 신뢰하는 동료 1명에게 "요즘 힘들다"고 말함
  • 고립감에서 해방, 도움 요청 가능해짐
  • 무너지는 걸 숨기느라 에너지 쓰는 것보다 훨씬 건강함
5. 업무 루틴 재정비
  • 일 시작 전 '오늘 할 일 3가지' 적기
  • 일과 후 '오늘 잘한 것 1가지' 적기
  • 작은 기록이 쌓이며 회복 가속화

💡 마무리 인사이트

번아웃은 절대 "게을러서" 오는 게 아니다.
너무 열심히 했기에, 그만큼 고갈된 것이다.

  • 번아웃은 누구에게나 온다. 심지어 잘하는 사람에게 더 잘 온다.
  • 중요한 건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회복'을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 기술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면, 지속 가능성이다.
  •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는 개발자는, 결국 코드도 팀도 지킬 수 없다.

🔑 "다시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회복하라."


📢 다음 챕터 예고

Chapter 1.6 – 시니어가 된다는 것의 의미

기술만 늘어난다고 시니어가 되는 게 아니다.
그럼 도대체 진짜 '시니어'란 뭘까?
다음에서 현실 기반으로 풀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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